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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오다사쿠X악마 다자이
- 별 내용 없음. 그저 신부복 입은 오다사쿠가 보고 싶었습니다.
- 삭구야 생일 축하해!!
* * * *
어둠의 독수리여
나의 살을 뜯고 나의 피를 마셔라.
죽음이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하나가 될 수 있게.
-에스메랄다, [ 노래해요 에스메랄다 ] -
[오다자] 타락
-
Dic nobis Maria. quid vidisti in via
-
" 사랑과 희락. 화평과 인내. 자비와 양선. 충성과 온유. 그러고 절제. 아홉 가지의 성령의 열매 속에서 자란 자네의 모습은 실로 영의 기쁨이 충만하니 내 어찌 그런 달콤한 것에 이끌리지 않겠는가. "
악마의 입 바른 소리가 귓가 주변을 간지럽혀 왔다. 그것은 사탄의 그 자체요, 악의 근원이니. 오다 사쿠노스케는 제 심지를 꺾으려는 농염한 목소리에 곧은 자세로 성경을 펼쳐 들었다. 이어 주기도문을 외우고 사도신경을 외우니. 그 나직한 목소리에 아무 대답 없던 악은 이내 경박한 웃음을 터트리며 오다를 조롱해온다.
" 어리석은 아브라함의 후손이여. 너의 기도를 신이 들어줄 성싶더냐. 너희가 흘리는 피 한 방울. 그 조차도 관심 없는 게 신이라 함이더라. 아무리 너희가 기도한들 신은 절대 들어주시지 않으리. 목이 터져라 신을 불러보거라. 탄복하는 마음으로 신을 찾아보거라. 너희 같은 종자들은 무관심한 신에게 찬배를 던지나니. 이 어찌 우습지 않을 수 있겠느냐! "
앞의 말은 거짓이었다듯, 신의를 무시하는 비박한 말이 이어졌다. 타락으로 이끌고자 악마의 속삭임이 귓가를 끈덕지게 핥아내린다. 오다의 이마 주변으로 송골송골 식은땀이 맺혔다. 아무리 속삭임을 지워내려 눈을 감아도 끝까지 자신의 뒤를 쫓아온 그것은 천천히 발목부터 종아리, 허벅지. 이어 허리와 등골, 목을 감아와. 오다는 신음 했다.
고막을 찢을 듯한 이명이 이어졌다.
괴로운 와중에도 아치형 창문 새로 여러 보색의 빛이 부서져 오다 머리 위로 쏟아내림에 성당의 아름다운 배경 가운데 검은 신부복을 입은 저만이 보이지 않는 깊은 못에 천천히 잠식되어 가고 있었다. 두 손을 모아 쥔 오다는 그 심연에 발버둥 치려했으나 제 귓가를 괴롭히는 사탄의 속삭임에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부디 자신의 신께서 자애를 내려주십사. 간절히 원하고 원하며 오다는 신을 찾았다.
" 오다 사쿠. "
그리고 그 부름에 답하듯 제 어깨를 잡아오는 손길에 오다가 크게 움찔였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오다는 끈덕지근한 심연에 빠져 한참을 발버둥 치고 있었던 터라, 마치 뜀박질이라도 한 것 마냥 숨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자신을 부른 목소리에 오다는 숨을 고르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땀 한줄기가 이마를 가르고 흘러내린다.
" ……다자이. "
오다를 내려다보는 앳된 소년은 계절과 맞지 않은 얇은 셔츠 한 장과 바지만을 걸친 채 농염이 입술을 비틀고 있었다. 복슬한 앞머리 사이로 흉흉하게 빛나는 눈과 나붓하면서도 굳건한 손, 아이 같으면서도 아이 답지 않은 모습이 묘하게 심의를 흔들어 온다. 오다는 소년과 눈을 마주하자마자 꽉 쥔 두 손에 힘을 풀었다.
" 자네 괜찮은가? "
소년은 탄식하며 긴 손가락을 뻗어 오다의 훤칠한 이마를 쓸어내렸다. 안타까움으로 물든 얼굴이 아름답게 일그러진다. 오다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았다.
" …괜찮네. "
" 글쎄, 내 눈엔 썩 괜찮아 보이지 않네만. "
오다의 대답에 장난스레 웃은 소년은 그의 감은 눈 위로 손바닥을 내렸다. 시원한 손바닥이 땀으로 젖은 얼굴을 덮어 내리자 흔들렸던 이성이 돌아오는 느낌이다. 오다는 바싹 마른 아랫입술을 달싹였다. 아까부터 긴장한 터라 입술이 건조하게 울퉁불퉁 비틀어져 있다. 그리고 그 달싹임에 화답하듯, 소년은 말캉하고 부드러운 제 입술을 오다의 입술 위로 떨어트렸다.
까슬한 입술 새를 열고 들어온 살덩이에 오다는 입을 벌리며 소년의 교태를 받아들인다. 두툼한 살덩이가 살덩이를 문지르고 오돌토돌 작게 난 돌기를 훑어 내렸다. 달큰하게 달아오른 혀 끝이 뜨겁다. 마치 모든 것을 탐하고자, 욕정 서린 혀의 움직임이 무르다.
" 하…, "
한참 동안 타액을 섞던 소년은 아프지 않게 오다의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바싹 붙인 얼굴을 떼어냈다. 한숨과도 같은 뜨거운 숨이 밭아진다. 소년은 숨을 고르는 오다를 내려다보다 물었다.
" 신을 찾았는가, 오다 사쿠? "
이어 입술과 손을 얼굴에서 떼어 내며 작게 웃었다. 우후후후, 꽤 음산한 웃음이다. 오다는 흐릿한 시야 너머로 웃고 있는 소년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영명함이 빛나는 눈동자에 제가 또렷이 비추어진다. 오다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이 심연에서 구해줄 신을, 오다는 무의식 적으로. 아니 의식 적으로 부르짖고 있었던 것이다.
그 솔직한 대답에 후후, 즐거이 웃은 소년은 타액으로 번드르 한 오다의 입술을 엄지로 문질렀다. 오다는 그 손길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은 채 끔뻑, 조용히 눈을 감았다 뜬다. 소년은 그런 오다의 눈짓에 얼굴을 가까이 붙이고 이전의 웃음을 지우며 반대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 우몽한 악귀들이 자네에게 무슨 소리를 하지 아니하였는가 하여 심히 걱정했다네. 그것들은 매우 우미하고도 간사해서 말이지. 할 줄 아는 거라곤 거짓 부렁이를 교묘하게 짜집는 능력밖에 없어. "
그리고 자네는 사탄들이 탐낼 다디단 영이지 않은가. 그들이 무슨 검특한 말을 했을지...
소년은 달짝지근한 향을 풍기며 오다의 눈을 마주했다. 반짝이는 눈 안에 알 수 없는 감정이 그득하다. 그 울렁임에 오다는 눈을 마주하다 묵묵히 답한다.
" 내가 영의 기쁨이 충만하다더군. "
" … 뭐? 하하하, 농담이지? 자네에게 성령의 기쁨이 깃들다니. 아주 우스운 말이군. "
" 그리고 나의 신은 절대 내 부름에 답하지 않을 거라고도 했네. "
하,
오다의 대답에 소년은 크게 실소했다.
아하하하하, 한 번 터트린 웃음이 길게 늘어진다. 소년은 아까보다 좀 더 아이같이 웃으며 배를 잡았다. 그 웃음은 맑고 깨끗했으며 티 하나 없는 명정함을 비춘다. 마치 햇살과도 같이 화사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소년은 곧 웃음을 멈추고, 작게 비밀을 말하듯 오다의 귓가에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아까의 아이 같은 면모가 눈 깜짝할 새에 가라앉아 있었다. 이전보다 좀 더 교태스레 빛나는 다갈색의 눈동자가 빛을 발했다. 소년이 속삭였다.
" 후후후, 우매한 것들. 자네의 신이 여기 있는데 난잡한 거짓 부렁을 늘어 놓는군. 언제든 자네의 부름에 달려오는 신이 여기 있을 지언데. "
말을 마친 소년은 이전과 같이 해맑게 웃으며 오다의 다리 위로 능숙히 올라앉았다. 사뿐한 걸음이 심히 나비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 오다는 그런 소년의 허리를 감싸고는 자신의 두 뺨을 잡은 얼굴을 올려다본다. 작고 무른 손이 오다의 뺨을 살살 간질여 왔다. 소년은 웃었다. 사랑스러운 자신의 종속물을 내려다보며 웃었다.
" 오다 사쿠, 명심하게.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자네를 시험에 빠트리지 아니할 것을.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자네를 버리지 아니할 거란 것을. 내 기꺼이 자네의 바닥까지도 함께 할 것을. 부디 기억해주게. "
소년은 오다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고는 배시시 웃었다. 영오한 소년의 얼굴이 부드럽게 휘어지며 오채영롱하게 비추어진다. 오다는 제 신의 입맞춤에 순종하는 양처럼 눈을 느짓이 깜빡였다. 소년은 그 모습에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곤 나무로 만들어진 낡은 책상 위로 손을 뻗어 펼쳐진 성경을 덮었다. 두툼한 성경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닫힌다. 마치 모든 신경을 자신에게 쏟으라고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 같은 움직임이다.
" 오다 사쿠. "
신의 부름이 이어졌다.
오다는 고개를 들어 올리곤 제 신의 부름에 순종한다. 소년은 그런 오다의 모습이 귀엽다듯 배실 웃고 팔을 들어 올려 목 부근을 끌어안았다. 이어 로만 카라 안으로 뻗은 목줄기에 훅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 간질이는 느낌에 살짝 몸을 움찔인 오다가 소년의 장난스러운 손짓에 얼굴을 들어 올렸다. 소년은 여전히 오다의 목에 팔을 두른 채 제 둔부를 허벅지로 밀착시킨다.
" 이렇게 기려하고 아름다운 자네의 신이 있을지언데 무어가 그리 두려운가. 그들이 가령 자네의 육신과 영을 탐내고 꺾어내려 할지라도 이 내가 자네의 곁에 있거늘. "
참으로 오연 하고 교만한 말씨였음에도 오다는 나쁜 기색 하나 없이 소년의 품에 고개를 떨구었다. 소년은 그의 행동에 정말 기쁜 듯 품 안의 머리를 끌어안는다. 달콤하고도 부드러운 속삭임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오다는 그 작은 품속에서 눈꺼풀을 내리 감았다.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음에도 신의 품에 안겨있으니 어떠한 것도 두렵지 아니할 것 같더라.
어느덧,
사랑을 속삭이는 소년의 눈 아래로 어두침침한 심연이 드리웠다.
자신의 사랑스러운 종속물을 집어삼키고자 입을 벌린 심연. 감히, 잡귀 따위가 건들지도 못할 고귀한 제 종속물. 소년은 오다의 로만 카라를 잡아 벌리고 이를 드러내어 부드러운 살갗을 긁어 내렸다. 서늘한 송곳니가 피부 표피를 살살 긁는다.
" …하고 싶어. "
" 지금 말인가? "
" 응, 자네가 나를 찾는 모습을 보았더니 꽤 들떠서 말이네. "
소년의 농홍한 입술이 꽤나 유려하게 올라간다. 곧이어 얇은 바지춤을 끌어내리고 검은 옷 위로 몸을 밀착한 소년이 천천히 끌어 오르는 열락에 거침없이 눈을 빛냈다.
자네의 신을 탐해보게.
허락하는 신호가 떨어짐에 심연의 못에 발을 들인 오다는 그 깊은 곳으로 잠식되어 간다.
이전의 못은 못도 아니었다듯. 좀 더 크고 깊은 못으로.
.
비추어진 그림자 하나.
타락의 이름으로 이어진 신(DIABLO)과 신부(Father)의 깊은 못.
: 타락
- 별 내용 없음. 그저 신부복 입은 오다사쿠가 보고 싶었습니다.
- 삭구야 생일 축하해!!
* * * *
어둠의 독수리여
나의 살을 뜯고 나의 피를 마셔라.
죽음이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하나가 될 수 있게.
-에스메랄다, [ 노래해요 에스메랄다 ] -
[오다자]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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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 nobis Maria. quid vidisti in 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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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희락. 화평과 인내. 자비와 양선. 충성과 온유. 그러고 절제. 아홉 가지의 성령의 열매 속에서 자란 자네의 모습은 실로 영의 기쁨이 충만하니 내 어찌 그런 달콤한 것에 이끌리지 않겠는가. "
악마의 입 바른 소리가 귓가 주변을 간지럽혀 왔다. 그것은 사탄의 그 자체요, 악의 근원이니. 오다 사쿠노스케는 제 심지를 꺾으려는 농염한 목소리에 곧은 자세로 성경을 펼쳐 들었다. 이어 주기도문을 외우고 사도신경을 외우니. 그 나직한 목소리에 아무 대답 없던 악은 이내 경박한 웃음을 터트리며 오다를 조롱해온다.
" 어리석은 아브라함의 후손이여. 너의 기도를 신이 들어줄 성싶더냐. 너희가 흘리는 피 한 방울. 그 조차도 관심 없는 게 신이라 함이더라. 아무리 너희가 기도한들 신은 절대 들어주시지 않으리. 목이 터져라 신을 불러보거라. 탄복하는 마음으로 신을 찾아보거라. 너희 같은 종자들은 무관심한 신에게 찬배를 던지나니. 이 어찌 우습지 않을 수 있겠느냐! "
앞의 말은 거짓이었다듯, 신의를 무시하는 비박한 말이 이어졌다. 타락으로 이끌고자 악마의 속삭임이 귓가를 끈덕지게 핥아내린다. 오다의 이마 주변으로 송골송골 식은땀이 맺혔다. 아무리 속삭임을 지워내려 눈을 감아도 끝까지 자신의 뒤를 쫓아온 그것은 천천히 발목부터 종아리, 허벅지. 이어 허리와 등골, 목을 감아와. 오다는 신음 했다.
고막을 찢을 듯한 이명이 이어졌다.
괴로운 와중에도 아치형 창문 새로 여러 보색의 빛이 부서져 오다 머리 위로 쏟아내림에 성당의 아름다운 배경 가운데 검은 신부복을 입은 저만이 보이지 않는 깊은 못에 천천히 잠식되어 가고 있었다. 두 손을 모아 쥔 오다는 그 심연에 발버둥 치려했으나 제 귓가를 괴롭히는 사탄의 속삭임에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부디 자신의 신께서 자애를 내려주십사. 간절히 원하고 원하며 오다는 신을 찾았다.
" 오다 사쿠. "
그리고 그 부름에 답하듯 제 어깨를 잡아오는 손길에 오다가 크게 움찔였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오다는 끈덕지근한 심연에 빠져 한참을 발버둥 치고 있었던 터라, 마치 뜀박질이라도 한 것 마냥 숨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자신을 부른 목소리에 오다는 숨을 고르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땀 한줄기가 이마를 가르고 흘러내린다.
" ……다자이. "
오다를 내려다보는 앳된 소년은 계절과 맞지 않은 얇은 셔츠 한 장과 바지만을 걸친 채 농염이 입술을 비틀고 있었다. 복슬한 앞머리 사이로 흉흉하게 빛나는 눈과 나붓하면서도 굳건한 손, 아이 같으면서도 아이 답지 않은 모습이 묘하게 심의를 흔들어 온다. 오다는 소년과 눈을 마주하자마자 꽉 쥔 두 손에 힘을 풀었다.
" 자네 괜찮은가? "
소년은 탄식하며 긴 손가락을 뻗어 오다의 훤칠한 이마를 쓸어내렸다. 안타까움으로 물든 얼굴이 아름답게 일그러진다. 오다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았다.
" …괜찮네. "
" 글쎄, 내 눈엔 썩 괜찮아 보이지 않네만. "
오다의 대답에 장난스레 웃은 소년은 그의 감은 눈 위로 손바닥을 내렸다. 시원한 손바닥이 땀으로 젖은 얼굴을 덮어 내리자 흔들렸던 이성이 돌아오는 느낌이다. 오다는 바싹 마른 아랫입술을 달싹였다. 아까부터 긴장한 터라 입술이 건조하게 울퉁불퉁 비틀어져 있다. 그리고 그 달싹임에 화답하듯, 소년은 말캉하고 부드러운 제 입술을 오다의 입술 위로 떨어트렸다.
까슬한 입술 새를 열고 들어온 살덩이에 오다는 입을 벌리며 소년의 교태를 받아들인다. 두툼한 살덩이가 살덩이를 문지르고 오돌토돌 작게 난 돌기를 훑어 내렸다. 달큰하게 달아오른 혀 끝이 뜨겁다. 마치 모든 것을 탐하고자, 욕정 서린 혀의 움직임이 무르다.
" 하…, "
한참 동안 타액을 섞던 소년은 아프지 않게 오다의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바싹 붙인 얼굴을 떼어냈다. 한숨과도 같은 뜨거운 숨이 밭아진다. 소년은 숨을 고르는 오다를 내려다보다 물었다.
" 신을 찾았는가, 오다 사쿠? "
이어 입술과 손을 얼굴에서 떼어 내며 작게 웃었다. 우후후후, 꽤 음산한 웃음이다. 오다는 흐릿한 시야 너머로 웃고 있는 소년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영명함이 빛나는 눈동자에 제가 또렷이 비추어진다. 오다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이 심연에서 구해줄 신을, 오다는 무의식 적으로. 아니 의식 적으로 부르짖고 있었던 것이다.
그 솔직한 대답에 후후, 즐거이 웃은 소년은 타액으로 번드르 한 오다의 입술을 엄지로 문질렀다. 오다는 그 손길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은 채 끔뻑, 조용히 눈을 감았다 뜬다. 소년은 그런 오다의 눈짓에 얼굴을 가까이 붙이고 이전의 웃음을 지우며 반대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 우몽한 악귀들이 자네에게 무슨 소리를 하지 아니하였는가 하여 심히 걱정했다네. 그것들은 매우 우미하고도 간사해서 말이지. 할 줄 아는 거라곤 거짓 부렁이를 교묘하게 짜집는 능력밖에 없어. "
그리고 자네는 사탄들이 탐낼 다디단 영이지 않은가. 그들이 무슨 검특한 말을 했을지...
소년은 달짝지근한 향을 풍기며 오다의 눈을 마주했다. 반짝이는 눈 안에 알 수 없는 감정이 그득하다. 그 울렁임에 오다는 눈을 마주하다 묵묵히 답한다.
" 내가 영의 기쁨이 충만하다더군. "
" … 뭐? 하하하, 농담이지? 자네에게 성령의 기쁨이 깃들다니. 아주 우스운 말이군. "
" 그리고 나의 신은 절대 내 부름에 답하지 않을 거라고도 했네. "
하,
오다의 대답에 소년은 크게 실소했다.
아하하하하, 한 번 터트린 웃음이 길게 늘어진다. 소년은 아까보다 좀 더 아이같이 웃으며 배를 잡았다. 그 웃음은 맑고 깨끗했으며 티 하나 없는 명정함을 비춘다. 마치 햇살과도 같이 화사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소년은 곧 웃음을 멈추고, 작게 비밀을 말하듯 오다의 귓가에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아까의 아이 같은 면모가 눈 깜짝할 새에 가라앉아 있었다. 이전보다 좀 더 교태스레 빛나는 다갈색의 눈동자가 빛을 발했다. 소년이 속삭였다.
" 후후후, 우매한 것들. 자네의 신이 여기 있는데 난잡한 거짓 부렁을 늘어 놓는군. 언제든 자네의 부름에 달려오는 신이 여기 있을 지언데. "
말을 마친 소년은 이전과 같이 해맑게 웃으며 오다의 다리 위로 능숙히 올라앉았다. 사뿐한 걸음이 심히 나비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 오다는 그런 소년의 허리를 감싸고는 자신의 두 뺨을 잡은 얼굴을 올려다본다. 작고 무른 손이 오다의 뺨을 살살 간질여 왔다. 소년은 웃었다. 사랑스러운 자신의 종속물을 내려다보며 웃었다.
" 오다 사쿠, 명심하게.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자네를 시험에 빠트리지 아니할 것을.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자네를 버리지 아니할 거란 것을. 내 기꺼이 자네의 바닥까지도 함께 할 것을. 부디 기억해주게. "
소년은 오다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고는 배시시 웃었다. 영오한 소년의 얼굴이 부드럽게 휘어지며 오채영롱하게 비추어진다. 오다는 제 신의 입맞춤에 순종하는 양처럼 눈을 느짓이 깜빡였다. 소년은 그 모습에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곤 나무로 만들어진 낡은 책상 위로 손을 뻗어 펼쳐진 성경을 덮었다. 두툼한 성경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닫힌다. 마치 모든 신경을 자신에게 쏟으라고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 같은 움직임이다.
" 오다 사쿠. "
신의 부름이 이어졌다.
오다는 고개를 들어 올리곤 제 신의 부름에 순종한다. 소년은 그런 오다의 모습이 귀엽다듯 배실 웃고 팔을 들어 올려 목 부근을 끌어안았다. 이어 로만 카라 안으로 뻗은 목줄기에 훅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 간질이는 느낌에 살짝 몸을 움찔인 오다가 소년의 장난스러운 손짓에 얼굴을 들어 올렸다. 소년은 여전히 오다의 목에 팔을 두른 채 제 둔부를 허벅지로 밀착시킨다.
" 이렇게 기려하고 아름다운 자네의 신이 있을지언데 무어가 그리 두려운가. 그들이 가령 자네의 육신과 영을 탐내고 꺾어내려 할지라도 이 내가 자네의 곁에 있거늘. "
참으로 오연 하고 교만한 말씨였음에도 오다는 나쁜 기색 하나 없이 소년의 품에 고개를 떨구었다. 소년은 그의 행동에 정말 기쁜 듯 품 안의 머리를 끌어안는다. 달콤하고도 부드러운 속삭임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오다는 그 작은 품속에서 눈꺼풀을 내리 감았다.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음에도 신의 품에 안겨있으니 어떠한 것도 두렵지 아니할 것 같더라.
어느덧,
사랑을 속삭이는 소년의 눈 아래로 어두침침한 심연이 드리웠다.
자신의 사랑스러운 종속물을 집어삼키고자 입을 벌린 심연. 감히, 잡귀 따위가 건들지도 못할 고귀한 제 종속물. 소년은 오다의 로만 카라를 잡아 벌리고 이를 드러내어 부드러운 살갗을 긁어 내렸다. 서늘한 송곳니가 피부 표피를 살살 긁는다.
" …하고 싶어. "
" 지금 말인가? "
" 응, 자네가 나를 찾는 모습을 보았더니 꽤 들떠서 말이네. "
소년의 농홍한 입술이 꽤나 유려하게 올라간다. 곧이어 얇은 바지춤을 끌어내리고 검은 옷 위로 몸을 밀착한 소년이 천천히 끌어 오르는 열락에 거침없이 눈을 빛냈다.
자네의 신을 탐해보게.
허락하는 신호가 떨어짐에 심연의 못에 발을 들인 오다는 그 깊은 곳으로 잠식되어 간다.
이전의 못은 못도 아니었다듯. 좀 더 크고 깊은 못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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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어진 그림자 하나.
타락의 이름으로 이어진 신(DIABLO)과 신부(Father)의 깊은 못.
: 타락